십전대보탕의 오용

 
 요즘 탕제원에 가면 지어주는 약이 십전대보탕이다. 한의원에 가도 손발이 차고 기운이 없으면 곧잘 십전대보탕을 지어주기도 한다.
그 처방을 보면, 인삼,백출,백복령,감초,숙지황,백작약,천궁,당귀(각 1돈2푼),황기,육계(각 1돈)인데(방약정전의 처방임, 사상방의 처방은 이것과 조금 다름), 이것을 풀이하면 비위(脾胃)가 허(虛)하고 차워서(寒) 소화가 안되고, 복통이 있고, 기력이 허약하여 땀이나고, 혹 기침이 있기도 하고 손발이 저린 경우에 비장(脾臟)을 보하여 기력을 생성하고, 간을 사(瀉)하여 脾를 평온하게 하며, 명문(命門)의 화(火)를 이끌어 속을 데우는 처방이다. 脾臟을 다스리는 약이다.
하지만, 소양인이 복용하게 되면 속으로 습열(濕熱)이 발생하고, 반드시 명문(命門)의 화(火)를 쇠약하게 할 것이다. 비록 약의 성질이 온열(溫熱)하나 작약이 명문의 화를 죽이므로 외관상으로는 熱이 나지 않을 것이다. 이 또한 건강한 사람이 복용한 경우에는 별다른 반응이 나타나지 않지만, 만약 소양인이 아래가 차워서 대변이 잘나오지 않고, 소화가 안되고, 기력이 없는 경우에 이 藥을 복용하면 그야말로 독약(毒藥)이 될 것이다. 아래로는 더욱 대변이 안나오고 위로는 소화가 안되고 번조(煩燥)할 것이다. 태음인의 경우에는 그 폐해가 소양인만큼은 아니더라도 속으로 습열(濕熱)이 발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