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놈의 개가 되어 버리는 전경,의경들
"나라지킬 애들이 '미국 집' 지킨다니…"
'반미시위'
확산, 민주노총도 가세
빗속에서 진행된 4차 범국민대회 3000여명
참가
권박효원 기자 10zzung@ohmynews.com
<2신:15일
오후 3시40분>
"나라지킬 애들이 '미국 집' 지킨다니…"
미
대사관 앞 범대위-민족문제연구소 '1인 시위' 풍경
▲ 7월 15일
오후 미 대사관 앞에서는 여중생 사건에 관한 미군의 재판권 포기를
요구하는 범대위와 민족문제연구소의 1인 시위가 각각 진행됐다. 오른쪽은
오종렬 전국연합 의장. 
▲ 1인 시위를 위해 특별휴가를 사용해 서울에 온 여인철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장.
1월15일 낮 12시, 미군장갑차로
인한 여중생 사망사건에 항의하기 위해 오종렬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이하
전국연합) 상임의장과 홍근수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이하 자통협)
상임대표는 각각 주한 미 대사관, 주한미군사령부 앞에 섰다.
이
사건에 대한 미군의 재판권 포기를 촉구하기 위한 '미군장갑차 여중생
고 신효순, 심미선양 살인사건 진상조사 및 책임자 처벌을 위한 범국민대책위'(이하
범대위)의 1인 시위 첫 주자들이다. 범대위는 미군을 상징하는 두 건물
앞에서 매일 낮 12시부터 1시간동안 무기한 1위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나라 지킬 애들이 '미국 집' 지킨다니..."
이날
오종렬 의장이 찾은 서울 세종로 미 대사관 앞에서는 이미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미국 재판권 포기 요구라는 같은 사안을 놓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이에 경찰 측은 "대사관 앞에 피켓이 여러 개 들어올 수 없다"며
한 발 늦게 도착한 범대위측 일행의 대사관 접근을 막았다.
약
30분 가량 몸싸움이 벌어졌지만 다행히 경찰이 한 발 물러섰고, 결국
민족문제연구소와 범대위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나란히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오종렬 의장은 "고생하는 애들(전경)에게 욕설을
퍼붓고 화를 낸 게 부끄럽다"며 "미군들이 우리 딸을 죽였는데
나라를 지켜야 할 우리 애들이 미국 놈들 집을 지킨다는 게 그렇게 화가
날 수가 없다"고 한탄했다.
오 의장은 이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이들도 지키고 싶어서 지키겠어요? 다 저 사람들을
지휘하는 사대주의 권력자와 미국 자본에 빌붙은, 가진 자들의 책임이죠.
정부도 국회도 당도 이번 사건에 대해서 말이 없어요. 지구상에 이런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오 의장과 오랜만에 만났다는 김용삼
민족문제연구소 위원장도 "정말 답답하다. 우리가 정말 자주 주권이
있는 나라인가 싶다"며 한 마디 거들기 시작했다.
"차라리
모르면 흘려버릴텐데 알게 되니까 답답하죠. 앞날이 구만리 같은 어린
딸들이 죽었는데 정부는 국민 하나 죽는 거 아무 것도 아니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20년 근속 특별휴가, 1인 시위에 썼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 1인 시위자로 나선 여인철
대전지부장 역시 "화가 나고 갑갑해서 대사관 앞을 찾았다"면서
"오늘의 1인 시위를 위해 특별 휴가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간 20년 근속 기념으로 얻은 귀중한 휴가였다. 이 때문에 갈등도 했다는
여 지부장은 "집에는 휴가 얘기는 꺼내지도 않고 출장 가는 걸로
해뒀다"고 슬쩍 귀띔했다.
민족문제연구소의 1인 시위는
오늘 하루로 끝나지만 범대위 1인 시위는 기한 없이 계속될 예정이다.
오종렬 의장은 "이것(1인 시위)으로 우리의 목표가 달성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미대사관과 미군 사령부에 범대위의 의사가 표현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1인 시위에 나섰다"며 "1인 시위 뿐 아니라
모든 국민적 의사결집을 통해 우리의 의지를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밝혔다.
▲ 14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미2사단앞에서 열린 '미군장갑차
여중생 살인만행 규탄 제4차 범국민대회 '에 참석한 시위자들이 대형
성조기를 불태우고 있다.
ⓒ2002 오마이뉴스 권우성 
▲ 집회 참가자들이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 세운 채 미군기지를 향해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02
오마이뉴스 권우성 
▲ 미군기지를 둘러싸고 있는 철조망에
'남북 단일기'를 꽃으려는 집회 참석자와 경찰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2002 오마이뉴스 권우성
<1신:14일 밤 8시>'반미 시위' 확산, 민주노총도
가세
"지금
하늘에서는 효순이와 미선이의 눈물이 내리고 있습니다."
7월14일
낮 12시, 의정부 미2사단 캠프 레드 클라우드 앞에서 열린 '미군장갑차
여중생 고 신효순, 심미선양 살인사건 진상조사 및 책임자 처벌을 위한
제4차 범국민대회'는 시종일관 빗속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두
여중생의 사망으로 촉발된 '반미 집회'의 참가열기는 계속 확산되고
있고, 이날 3000여명의 참가자들도 우산을 쓰고 비옷을 입은 채 끝까지
집회장을 떠날 줄 몰랐다.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의 남색 조끼를
입은 참가자들은 "노동자가 앞장서서 미국 놈들 몰아내자"라는
구호를 외치고 미군부대를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든 채 'Fucking
U.S.A'를 합창했다.
"세계화 빌미로 생존권 억압하는 미국"
"노동자가
앞장서서 미군놈들 몰아내자"
▲ 14일 오후 미2사단앞에서
열리는 범국민대회에 앞서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 1천여명이 어깨를 걸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고 있다.
ⓒ2002 오마이뉴스 권우성
민주노총이 공식참가한 이번 대회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인원이
참가했다. 민주노총은 12시 범국민대회에 앞서 11시 30분경부터 '미군기지
폐쇄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노총은
"미국은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빌미로 우리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억압했고 이 땅은 미국을 우두머리로 한 초국적 자본, 제국주의 세력의
잔치마당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또 연단에
선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북방한계선은 미국에 의해 일방적으로
그어진 해상경계선이며 태생부터 분쟁 발발을 예고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한 뒤 "수구반통일 세력은 냉전반북 이데올로기를 자극하며
남북대결사태로 몰아가려고 혈안이 되어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재일교포, 고등학생, 부부
이 날 집회에서는 시민단체 회원들과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 대학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재일교포 2세, 고등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해 마이크를 잡았다.
오키나와에서 온 재일교포
2세 고유사씨는 익숙한 우리말로 "미군이 있는 곳엔 범죄가 발생합니다.
앞으로 미국에 대해서 오키나와 사람들과 노동자, 농민, 시민, 학생,
특히 유족들이 함께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고 말해 박수갈채가
쏟아지기도 했다.
전국민주중고등학생연합 중앙위원장 박성기씨는
익숙하게 "투쟁"이라는 인사말로 말문을 열고 "진정한
원칙이 살아있다면 주한미군이 철수하고 책임자가 처벌되어야 한다"면서
"이것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우리 450만 청소년의 분노가 그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노동당 열성당원
전진대회를 마치고 온 당원들도 눈에 띄었다. 밝은 오렌지색 티셔츠를
맞춰입은 당원들 중에는 사이좋게 아이들의 손을 잡은 부부도 눈에 띄었다.
안산 을지구당 소속 당원인 신상균씨는 "원래 애들하고
집회에 자주 온다"며 "이번 사건은 일반 사람들의 상식으로도
이해가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부인 강연수씨는
"아이가 싸우는 것(집회 중 몸싸움)을 무서워해서 안쓰럽지만 미군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이 사건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는 강씨는 "아이들에게는 '미군들이 돈
한 푼 안 내고 우리 나라에 와서는 장갑차로 지나가는 학생들을 치고
지나갔단다. 그러고도 책임을 안 지려고 해서 제대로 책임지라고 싸우는
거야'라고 설명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집회는 끝났지만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집회를 끝낸 참가자들은 가로 10m,
세로 6m 크기의 대형 성조기를 불태웠다. 이와 함께 시위대는 재판권
포기를 촉구하는 항의서한을 미군 측에 전달하려 했으나 전경과 20분
가량 몸싸움을 벌인 뒤 이를 취소하고 의정부역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반미투쟁의
열기는 집회장에서 멈추지 않았다. 학생들은 집으로 귀가하면서 유인물을
배포하고 모금함을 돌렸다. 같은 칸에 탑승했던 참가자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도 유인물을 나누어주는 학생들에게 "수고하십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미국 놈들 정말 나쁜 놈들이야"라면서 분개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집회는 끝났지만 이 날의 반미투쟁은 모금함에 꼬깃꼬깃한
천원짜리를 집어넣는 아이들의 손길로 이어졌다.
2002/07/14
오후 8:12
ⓒ 2002 Ohmy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