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 오염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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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먼 기름과 흡착포로 뒤덮인 백운산 계곡 ⓒ2002 최병렬
'죽음의 계곡'으로
변해가는 의왕 백운산
[현장취재] 미군기지 주변 계곡 물에서 발암물질
검출
최병렬 기자
choi-pong@hanmail.net
지난 98년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했던 경기도
의왕시 백운산 미군기지(일명 메디슨기지) 주변 계곡물에서 발암물질인
페놀이 다량 검출된 것으로 밝혀져 백운산이 "죽음의 계곡"으로
바뀔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왕시는 19일
백운산 미군기지 주변 계곡 5곳을 대상으로 계곡물 수질을 검사한 결과
3개소에서 페놀성분이 기준치(0.005㎎/ℓ)를 3∼10배 초과한 0.016∼0.056㎎/ℓ이나
검출됐으며 일반세균도 전 지점에서 기준치(100cfu/㎖)를 초과한 126∼360cfu/㎖가
검출됐고 기름성분(n-Hex)도 0.1∼0.3㎎/ℓ나 검출됐다고 밝혔다.
또한
시는 "지난 98년 미군부대의 기름유출사고 이후에도 기름성분이
계곡에 그대로 남아 있어 물을 오염시킨 것 같다"며 "등산객들이
계곡물을 취사용으로 사용할 경우 건강을 해칠 우려가 높은 만큼 식수로
사용하지 말 것을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왕 작은권리찾기모임과 의왕시민모임 등 시민단체들은 백운산
계곡의 기름 유출에 대한 지적은 이미 2년 전에 중앙 일간지에 의하여
그 실태가 보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적절한 대처조차 하지 않아
나타난 결과라며 시의 뒷북치는 행정에 질타를 가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공동으로 지난 8월 28일 현장을 방문한 결과, 백운산
계곡에 흡착포가 흘러내리는 기름을 덮고 있을 뿐 아니라 기름 흡착포로
"도배한 듯한 계곡을 350여m 거슬러 올라가자 기름은 더욱 많이
배어 나왔고, 냄새가 역겨워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였다"고
탐방 결과를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조속한 시일 내에 근원적인 대책이 강구되지 않아 기름이
백운산 계곡은 물론 주변 논밭까지 스며들 경우,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지금까지 근원적인 대책은 간과한 채, 땜질식
처방만 해온 것임이 밝혀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2000년
7월 환경부 한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흙속에 깊이 스며든 기름을 제거하는
'토양복원'을 하지 않고는 방법이 없다고 밝힌 바 있음에도 현재
미군쪽은 단순한 기름제거 작업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름유출 사고의 1차 당사자는 미군으로 더 이상 의왕시민의 휴식처인
백운산이 더 이상 오염되지 않도록 최선의 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뿐
아니라 경기도와 의왕시도 더 이상 방관자적 입장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미군에게 재발방지를 촉구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근원적인 대책을
강구하여 백운산을 시민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백운산 미군기지
기름유출은 1998년 3월초 의왕시 백운산 정상부근에 소재한 미군기지
내 경유탱크를 연결하는 지하송유관이 터지는 사고가 그 원인이었으며
이로 인하여 그 동안 30여년 동안 무공해지역으로 보존되어 왔던 백운산과
그 일대는 악취가 진동하는 회복불능의 오염지역으로 변하기 시작하였다.
환경전문가들은 사고지역의 토양층은 20-80cm 두께로 광범위하게
기름에 배여 있어 앞으로 100년 이상이 경과해도 정상회복이 불가능한
최악의 산악환경사고라고 지적하고 있으며 많은 시민들이 모르는 사이에
백운산은 죽음의 계곡으로 변해가고 있다.
더욱이 상류에 기름이
흘러내리는 것을 전혀 모른 채 지난 여름 적지 않은 시민들이 백운산
계곡을 찾았음에도 관계
당국은 그 어느 곳에도 입간판을 세워 이곳이 가름 오염지역이라는 안내문조차
게시하지 않아 백운산 계곡의 환경오염 사실을 축소은폐 또는 방기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02/09/25 오전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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